영화리뷰

내일을 위한 시간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헤알 2016. 9. 23. 00:20


<내일을 위한 시간>의 원제는 'Deux jours, une nuit'로 '두 번의 낮, 한 번의 밤'으로 해석된다. 이 영화는 복직을 앞둔 산드라가 자신의 복직 대신 보너스를 선택한 동료들을 찾아가 월요일 재투표에서 보너스 대신 자신을 택해달라고 주말동안 설득한다는 내용이다. 산드라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두 번의 낮과, 한 번의 밤 뿐이다. 한국 제목인 '내일을 위한 시간'도 큰 의미를 가진다. 산드라에게 내일은 내 일(my job)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내일(tomorrow)로 해석될 수도 있다. 어쨌든 이 영화의 제목은 영화를 관통하는 큰 스토리이다.



<내일을 위한 시간>은 선,악 구조라 할 것이 없다. 산드라 대신 보너스를 택했다고, 그들을 '악' 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에겐 각자의 사정이 있다. 그러므로 그들을 '악'으로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만약 내가 저 상황에 있었다면' 이라고 상상하고, 가정해보게 된다. 이 영화는 그런 질문을 영화를 통해 던지고, 이를 스스로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는 이 영화가 가지는 큰 힘이다. 영화를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극장을 나서서 까지도 생각하게 만드는 아주 좋은 영화이다.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는 배경음악도 거의 사용되지 않고, 영화는 아주 조용하고, 잔잔하게 흘러간다. 그렇지만 영화는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는 우리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우리 자신을 저 상황에 놓여져 있게 만든다. 마치 우리가 산드라가 된 듯, 혹은 그녀의 동료가 된 듯, 함께 하게 된다. 이를 봤을 때, 이 영화의 연출력은 심히 대단하다. 감독은 관객을 영화 속에 놓여있게 만들고, 산드라를 함께 따라가게 만든다. 마치 산드라의 일이 자신의 일인 듯이. 그래서 우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산드라의 삶이, 곧 우리의 삶이 되어, 영화를 끝까지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내일을 위한 시간>은 산드라의 선택으로 영화가 끝난다. 그녀가 한 선택은 예전의 그녀였다면 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선택이다. 영화의 감독인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는 '혼자였던 사람이 누군가 다른 이를 만나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이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 또한 이 주제를 말하고 있다. 혼자 였던 산드라가, 두 번의 낮과 한 번의 밤동안 동료들을 만나고, 남편의 도움을 받으며 이를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그녀의 내일을 위한 후회없는 선택을 하고,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작지만 큰 울림을 주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