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탕: 랄리의 여름 - 데니즈 겜즈 에르구벤
*스포주의
랄리는 4명의 언니, 소냐, 셀마, 에체, 누르와 함께 터키 시골에 살고 있다. 그녀들은 보수적인 삼촌 에롤과 할머니의 밑에서 터키의 전통과 미덕을 강요받으면서 살고있다. 터키의 그 다섯 자매들은 바다에서 뛰어놀고, 몰래 축구장에가서 축구를 보면서 삼촌과 할머니에게 작은 반항을 한다. 소냐를 시작으로 삼촌 에롤은 그녀들을 동네의 남자들과 강제로 결혼을 시키기 시작한다. 소냐는 자신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했고, 셀마는 동네 소년 오마르와 결혼을 했다. 셀마는 결혼 후, 잠자리를 갖게 되는데 남편 오마르와 시부모님은 피가 나오지 않았다며 셀마를 비난한다. 그 후, 에체가 결혼할 차례가 되지만, 에체는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 결국, 에체는 자살을 한다. 에체의 죽음에 자매들은 슬픔에 빠지게된다. 에롤은 이제 누르를 결혼시키려 한다. 랄리는 자신이 좋아했던 선생님 딜렉이 살고있는 이스탄불로 도망가기로 결심하고, 차근차근히 준비한다. 누르의 결혼식 날 저녁, 랄리는 문을 나서는 누르를 막고 문을 닫는다. 결혼을 원치않는 누르는 랄리의 계획에 함께하고, 그녀들은 집을 빠져나와 랄리의 친구 야신의 도움을 받아 도망친다.
<무스탕: 랄리의 여름>은 터키에 아직까지 존재하는 소녀들의 억압을 아주 자세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가 감독 데니즈 겜즈 에르구벤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하니, 영화 속 억압들이 거짓이 아님을 보여준다. 반면에, 영화의 미장센은 따뜻한 그림처럼 아름답다. 특히, 터키의 시골, 여름이 주는 따뜻한 느낌같은 색감은 영화 속 다섯 자매들의 상황을 더 안타깝다고 느끼게 해준다. 영화는 자매들 중 막내인 랄리의 시점으로 구성되었는데, 가장 어린 그녀지만, 가장 의지가 강한 그녀를 통해서 자유를 향한 몸부림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관객들은 아마 랄리와 누르가 집을 도망칠 때, 마음 속으로 그녀들의 탈출이 성공하기를 간절하게 빌고, 응원했을 것이다.
<무스탕: 랄리의 여름>의 시작과 끝은 랄리의 포옹이다. 영화의 처음에 나오는 랄리의 포옹은 딜렉 선생님과의 헤어질 때의 포옹이다. 딜렉 선생님이 떠나고 슬픔을 달래기 위해 다섯 자매들은 학교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논 다음 집에 돌아와 마주한 것은 할머니의 따끔한 시선이다. 이때부터, 삼촌 에롤과 할머니의 억압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의 마지막 포옹은 이스탄불에서 딜렉 선생님과 재회할 때의 포옹이다. 삼촌과 할머니의 집을 떠나 이스탄불에 도착한 랄리와 누르는 딜렉 선생님의 집에 찾아가고, 랄리가 딜렉 선생님에게 달려가 안기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 때, 딜렉 선생님 품의 랄리의 감정은 다양하고 복잡할 것이다. 딜렉 선생님을 다시 만났다는 안도감도 있을 것이고, 또 시골에서의 억압받았던 날들을 떠올리며, 결혼한 소냐와 셀마 그리고 세상을 떠난 에체를 떠올리며 슬퍼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감정은 그동안 꿈 꿔왔던 자유를 얻었다는 것의 행복 아닐까?
P.S 제목이 무스탕인 이유는 아마 랄리가 자유를 향해 무스탕 처럼 강하고, 힘차게 전진하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추측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