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없다 - 이경미
*스포주의
<비밀은 없다>는 연홍의 딸인 민진이가 연홍의 남편인 종찬의 선거 운동 첫 날 실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연홍은 자신의 딸이 사라졌음에도 선거 운동을 계속하는 종찬에게 실망한다. 또 민진의 실종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을 믿지 못하면서 자신이 직접 민진을 찾으러 다닌다. 민진을 찾다가 자신이 몰랐던 딸의 수 많은 진실들을 마주하게 되고, 끝에 가서는 남편의 숨겨진 진실까지도 마주하게 된다.
손예진의 연기는 정말 훌륭하다. 딸을 잃고 미쳐가는 엄마의 모습을 아주 소름끼치게 연기했다. 손예진이 아니었으면 누가 연홍의 역할을 연기했을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는 이 영화에서 독보적인 존재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연홍이 마주치는 진실들을 따라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성 캐릭터가 영화 전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한국 영화는 굉장히 오랜만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존재가치는 높다. 또한 딸의 캐릭터가 레즈비언이라는 점에서도 다른 영화들과 비교되는 점이다.
나는 <비밀은 없다>가 호불호가 갈린다는 영화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못 만들었다라는 평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충분히 잘 만들어진 영화다. 스토리도 관객들이 무리없이 따라갈 수 있게 쓰여져 있고, 연출도 연홍의 입장에서 충분히 흡입력있게 만들어졌으며 독창적이고, 개성있다. 또한 스릴러라는 장르의 걸맞는 분위기를 영화내내 뿜고 있지만, 소소한 유머는 놓치지 않고있다. 손예진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훌륭하다. <비밀은 없다>는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 원톱 영화로 이 자체만으로도 존재가치는 충분하고, 영화를 들여다 보아도 이 영화는 훌륭하다. 더럽고 암울한 남자들의 세계에서 여성으로써 살아가는 연홍을 보호해줘야 한다던 딸 민진이는 자신과 여자친구 미옥과 엄마 연홍과 함께 할 들장미 언덕을 꿈꾸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