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네온 데몬 - 니콜라스 윈딩 레픈

헤알 2016. 9. 12. 00:22

*스포주의



<네온 데몬>은 모델이라는 꿈을 찾아 L.A로 온 제시의 이야기이다. 제시는 눈에 띄게 아름다운 외모로 사진작가들과 디자이너에게 선택을 받으며 승승장구하지만, 모델들에게는 시기와 질투를 사게 된다. <네온 데몬>은 아름다움에 대한 영화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 아름다움 뒤에 존재하는 잔인함을 그리고 있다. 



<네온 데몬>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화려한 꿈과 성공, 아름다움 그 뒤에 존재하는 괴상함과 잔인함. 이 영화는 괴상함과 잔인함을 네크로필리아(시체성애)와 카니발리즘(식인)을 통해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공포영화라는 이 영화의 장르에 알맞지만, 공포영화라면 더 잔인해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영화도 충분히 잔인하지만, 네크로필리아와 카니발리즘을 표현한 것에 비하면 덜 잔인하다고 말할 수 있다.



<네온 데몬>의 이미지는 매우 훌륭하다. 눈이 아플정도로 화려하다. 화려한 색들, 화려한 빛들이 제시의 꿈과 성공을 표현한다. 과감한 색의 빛들도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제시가 마지막 순서로 런웨이에 오를 때 빨간색 네온 불빛과 파란색 네온 불빛을 사용했는데, 매우 화려하고 인상적이다. 또 <네온 데몬>의 음악 또한 훌륭하다. 괴상한 분위기의 음악이 영화의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이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는 굉장하다. 제시 역의 엘르 패닝은 이 영화를 거의 혼자서 이끌어 가는데 전혀 부담 없이 잘 소화해낸다. 루비 역의 제나 말론, 사라 역의 애비 리, 지지 역의 벨라 히스코트 역시 제시의 아름다움을 시기하고 탐하며 이를 위해서 잔인한 짓들도 마다 않는 거의 미친 사람의 연기를 매우 잘 소화하고 있다. 특히 사라 역의 애비 리는 다음 영화가 무엇일지 기대하게 만든다. 잠깐 등장하는 행크 역의 키아누 리브스, 존재가 잊혀질 즈음 등장하는 딘 역의 칼 글루스만도 모두 제 역할을 하지만, 왜 나왔는지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존재가 미미한 캐릭터들이다.



<네온 데몬>은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특유의 분위기와 색감, 클리프 마르티네즈의 음악, 배우들의 연기들은 굉장하지만, 서로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있다. 단순한 이야기를 가지고 화려한 이미지를 통해 표현한 점은 높게 사지만, 아름다움은 모든 것이 아닌 유일한 것(Beauty isn't everything, it's the only thing)이라고 말하기엔 이 영화의 아름다움은 겉만 번지르르하다. 감독은 마지막 크레딧에 매마른 땅을 걸어가는 아름다운 모델의 뒷모습을 통해, 또 저무는 해를 통해서 아름다움이 얼마나 얻기 힘든 것인지, 아름다움이 왜 유일한 것인지 말하면서 <네온 데몬>을 마무리한다. 나는 이 영화가 말하려는 주제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화려한 영상미 속에는 알맹이가 별로 들어있지 않음이 아쉬울 뿐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이미지를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