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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로렌스와 프레드는 오랜 연인이다. 로렌스의 30번째 생일에 그는 프레드에게 자신이 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프레드는 그의 말에 힘들어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녀가 되고싶은 그를 누구보다 응원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로렌스를 받아들이려고 하지않는다. 이 때문에 로렌스는 힘겨워 하고 프레드도 힘겨워 한다. 그 둘은 서로 힘겨워 하다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헤어진다. 프레드는 한 남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며, 로렌스도 다른 여자를 만나서 살아간다. 로렌스가 그녀의 책을 프레드에게 보내는 데 프레드는 로렌스가 자신의 근처에 있음을 깨닫고 둘이 함께 도망을 간다. 꿈만 같던 도망은 로렌스의 여자친구가 프레드의 남편에게 말해버리는 바람에 끝이난다. 시간이 흐른 뒤, 로렌스가 새로운 책을 써서 몬트리올로 돌아왔을 때, 로렌스와 프레드는 서로 만난다. 둘은 예전을 떠올리며 얘기를 하지만, 둘의 추억은 서로 다르게 그려져 있었다. 결국 둘은 서로 헤어지고, 영화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의 플래시백을 보여주며 끝이 난다.
<로렌스 애니웨이>는 아름다운 영화이다. 아름다운 사랑을 이야기하며,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168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들의 사랑얘기에 빠져든다. 누군가가 이 영화가 이미지의 과잉이라고 표현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물론 스토리도 훌륭하지만 로렌스와 프레드의 감정을 이미지가 훌륭하게 표현해줬다고 생각한다. 떨어지는 빨래들로 행복한 감정을 표현했고, 프레드에게 떨어지는 물로 그녀의 북받치는 감정을, 바에서 문을 나설 때 불어오는 낙엽들로 로렌스와 프레드의 감정을 표현했다. 이 영화에서 쓰인 과잉되어 보인 이미지들이 영화에 몰입을 떨어뜨리거나 하지않았고 오히려 영화에 더 공감할 수 있게, 로렌스와 프레드의 폭발하는 감정들에 더 이입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위에 사진의 일명 빨래 장면은 정말 최고이다.
<로렌스 애니웨이>에서는 시선이 중요하다. 처음 인트로 장면은 사람들이 여자가 된 로렌스를 바라보는 시선, 로렌스가 처음 여자로 학교에 가서 복도를 거닐 때의 장면에서 학생들의 시선, 프레드와 로렌스가 외식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시선, 로렌스가 기자와 인터뷰 할 때 왜 눈을 마주치지 않냐고 물어보았을 때 등의 장면들을 통해서 로렌스에게 시선이라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로렌스에게 시선은 중요하다. 남들의 시선을 통해서 로렌스는 그들의 시선을 즐기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끝에 그녀는 기자에게 당당하게 자신을 쳐다봐줄 것을 요구한다. 로렌스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더이상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의 그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로렌스 애니웨이>의 마지막 장면은 프레드와 로렌스가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그 플래시백 장면이 필요했던 이유는 가장 마지막에 뱉는 로렌스의 대사이자 이 영화의 제목 'Laurence anyways' 때문이었다. 그 장면에서 프레드와 로렌스는 처음 만나고 서로 통성명을 하는데 로렌스의 성(Alia)를 못알아 들어 프레드가 되묻는다. 로렌스는 자신의 성을 다시 알려주고 뒤에 덧붙인다. 어쨌든 로렌스라고.
<로렌스 애니웨이>는 성이 바뀌어도 자신은 변하지 않고,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도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성은 성일뿐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로렌스는 그가 어렸을때 잠수 대결을 했을 때 꾹 참다가 죽기바로 직전에 물 속을 나왔다고 영화 속에서 말한다. 이 대사를 보아 로렌스가 여자가 되겠다고 말하고 여자가 된 것은 아마 그동안을 꼭꼭 숨기다가 죽을 것 같아서, 살고 싶어서 물 속을 나와 숨을 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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