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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걷기왕 - 백승화

헤알 2016. 10. 26. 23:14

*스포주의



<걷기왕>은 어렸을 때부터 멀미가 심해 모든 거리를 걸어다니는 만복이가 집에서 걸어서 두시간 거리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만복이는 꿈과 열정으로 무장한 담임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육상, 그 중에서도 경보를 하게 된다.



<걷기왕>은 아주 착한 영화이다. 영화는 어느하나 버려지는 캐릭터도 없고, 어느하나 무시당하거나, 희롱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한 영화에선 악역도 존재하지 않는다. 캐릭터끼리 서로 시기하지도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만복이를 함께 응원한다. 그러한 착함이 관객에게 전해져 영화를 보고나면 힐링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걷기왕>은 꿈이 없는 학생들과, 꿈과 열정에만 집착하는 어른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조금 늦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떤 사람이 고작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가 너무 먼 길을 돌아간 것이 아닌가 라고 하지만, 나는 학생들이 저 한마디를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이 영화가 먼 길을 돌아갔다 라기 보단 학생들의 입장에서 그 메시지를 얻는 생각보다 오랜 과정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또 말한다. 꿈이 없으면 어떠냐고, 힘든데 굳이 참고 견뎌내야 하냐고. 이 또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준다. 이 영화는 뻔한 영웅 서사같은 승리, 부귀영화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먼 길을 걷는 만복이처럼 먼 길을 돌아서 조금 늦어도 괜찮다 라며 관객들을 다독인다. 우리가 이 착한 영화를 통해 위로 받고, 힐링할 수 있는 이유이다.



P.S. <걷기왕>은 여성 중심의 서사이다. 주인공 만복이도 여성, 학교 육상부 에이스 수지도 여성이다. 또한 만복이네 가정을 보면 아주 가모장적인 가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보면서 항상 남성 위주의 서사로 이루어졌던 한국영화 사이에서 여성들이 극을 이끌어나가는 서사를 만나게 되어 반갑고 기쁘다. 이는 앞으로의 한국영화의 큰 발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며 흥행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