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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단지 세상의 끝>은 12년만에 자신의 다가올 죽음을 알리러 집으로 돌아온 루이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로 장 뤽 라가르스의 동명희곡이 원작이다. 이 영화는 자비에 돌란 감독의 여섯 번째 영화로 2016년 칸 영화제에서 기자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여 논란이 되었다. 영화를 본 입장에서 기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영화를 좋게 본 입장이기 때문에 그들의 평과는 다르게 이 영화를 호평하고 싶다.
<단지 세상의 끝>은 매우 자비에 돌란 스럽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비에 돌란 특유의 스타일로 이루어져 있다. 그 특유의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좋아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가 욕을 먹었던 이유도 그이 스타일이 너무 과도하게 사용되었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이 영화의 매력은 넘쳐 보이는 스타일에 있다고 생각한다. 각 인물들은 주인공 루이를 제외하고 영화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출한다. 때로는 감정이 폭발하고 터질 때도 있다. 이를 표현한 과도한 스타일은 영화 속에서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세상의 끝>은 장 뤽 라가르스의 희곡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잘 각색했다. 희곡에는 없었던 남자친구와의 통화장면과 루이의 회상장면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연극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오직 영화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시도들이 연극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의 병아리 (혹은 참새)가 그 예이다. 그 장면에서 루이는 집을 나서고 카메라는 쓰러져있는 병아리를 비춘다. 그 병아리는 죽은 듯이 보이지만, 잠시 후에 우리는 병아리가 아직 숨을 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장면에서 병아리는 루이 혹은 그의 가족을 상징한다. 그리고 나는 이 장면을 통해 영화의 결말이 비극이 아님을 느꼈다. 자비에 돌란은 항상 영화 속에서 희망을 표현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루이 혹은 그의 가족들의 실낱같은 희망을 표현하여 영화를 비극으로 끝마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세상의 끝>에는 매우 굉장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가스파르 울리엘, 나탈리 베이, 마리옹 꼬띠아르, 뱅상 카셀, 레아 세이두가 출연하는데, 믿고 보는 배우들인 만큼 그들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각각의 배우들의 에너지가 영화 속에서 뿜어져 나온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루이 역을 연기한 가스파르 울리엘의 연기인데, 그가 이토록 섬세한 배우임을 깨닫게 해주는 연기였다. 영화 속에서 루이는 자신의 감정을 유일하게 폭발하지 않고, 분출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에서 연기로서 지지않는다. 루이의 세밀하고, 오묘한, 또 소리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울부짖는 듯한 감정들의 디테일을 매우 잘 연기했다. 남자친구와의 통화장면, 회상 장면, 마지막 장면이 그 예이다.
위에서 언급된 세 장면을 제외하고 내가 좋아하는 장면은 엄마와 루이의 대화장면이다. 이 장면은 영화 내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다. 루이를 못 본 12년 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막 쏟아내는데 절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강인한 모습이다. 루이는 그녀이 말을 계속 듣기만 한다. 엄마가 그녀의 마음을 털어놓고 가장 멋있는 모습으로 루이를 안아준다. 이 장면은 눈물이 맺힐 정도로 감동적인 장면이다.
자비에 돌란의 영화 답게 음악은 역시 예술이다. 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정말 예술이다.
P.S. 나는 <단지 세상의 끝>을 서울아트시네마 자비에 돌란 특별전을 통해 개봉 전 미리 볼 수 있었다. 영화는 1월 중순에 개봉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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