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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나탈리는 파리의 한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사이다. 그녀에게는 오랜 시간 함께한 남편과 두 자식들, 애정결핍 엄마, 졸업 후에도 자신을 찾아와주는 애제자가 있다. 그녀는 그들과 함께 그녀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다른 여자와 같이 살겠다며 그녀를 떠나버리고, 그녀의 엄마도 세상을 떠난다. 또한, 출판사에게 자신의 책의 절판 소식을 듣고, 애제자와의 생각 차이로 인해 작은 말다툼을 하게 된다. 어찌 보면 그녀에겐 다가오는 것들 보단 떠나가는 것들이 더 많아 보이지만, 그녀는 그동안 얻지 못했던 온전한 자유를 얻었다며 다가온 변화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그녀는 다가오는 것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다가오는 것들>은 나탈리의 현재를 그린 영화이다. 잔잔했던 그녀의 일상에 다가오는 변화들, 그 변화에 대한 나탈리의 반응과 감정들을 그렸다. 나탈리가 영화 속에서 느끼듯이, 영화는 최대한 담담하게, 그녀의 삶을 관조한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그렇고, 배역음악들도 그렇다. 나탈리역을 맡은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도 그렇다. 영화 속 모든 것들이 잔잔하게 표현된다.
<다가오는 것들>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를 던지듯이, 고요한 나탈리의 일상에 작은 변화들을 던진다. 호수가 그러하듯 나탈리도 일렁이지만, 이내 고요함을 되찾는다. 나탈리가 겪는 '다가오는 것들'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누구나 겪을 수 있으며, 언젠가 자신이 겪을 일임을 안다. 인생에 있어 크고 작은 변화들은 항상 존재한다. 우리가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받아들이지 않고 싶어 하더라도 그 변화는 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가오는 것들을 두려워 해야 할까?
10년 동안 집에서 보살핌을 받던 늙고 살찐 고양이 판도라가 숲으로 도망갔을 때, 나탈리는 그것이 살아남을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판도라는 다음 날 아침, 생쥐 한 마리를 입에 물고 돌아온다. 여기서 고양이 판도라는 나탈리를 의미한다. 그녀는 변화를 두려워했지만, 결국 받아들인다. 담담하고, 차분하게. 이처럼 우리도 변화에 맞추어 변한다. 그것이 두렵더라도, 어차피 다가오는 것들을 우리는 막을 수 없으므로, 다가오는 것들을 두려워 말고 받아들이라고, 영화는 담담히 말한다.
영화 속에는 파스칼의 '팡세' 나 알랭의 '행복론' 등의 많은 철학자들의 글들이 인용된다. 또한 나탈리가 철학 수업시간에 던지는 질문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지는 매력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화가 끝날 후, 관객이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생각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매우 값진 경험을 하게 해주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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